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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2023 CCSSAA SWgnature 대회] : 첫 도전과 장벽, 그리고 배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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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

 대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친 시점에서 여름방학을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1학기 때 너무 학점에만 목매었던 나머지 교육과정에서 정해진 좁은 통로로만 내 체력과 한계를 끌어들이고 있지 않는가 의문이 들었다. 또한 수강하였던 8개의 과목 중에서 A+을 7개, C+을 1개 받고 나서 나는 눈 양옆이 가려진 경주마였다는 것을 종강과 함께 깨달았다. 참고로 공부를 소홀히 해서 C+를 받은 것이 아니다. 앞으로 개봉할 영화에 대해 스크린을 몇 개 배정해야 할지 판단해 주는 설계 모델을 만드는 팀프로젝트 중에 독감이 걸렸어도 빙빙 도는 머리를 쥐어짜가며 하루치 역할을 꾸역꾸역 해나갔고 팀 내 평가시간에서도 가장 일을 많이 한 팀원으로 평가받았다. 영화 관련 통계 자료를 분석해 가면서 유의미한 수학적 규칙들을 찾아내려고 노력을 많이 하였다. 하지만 그런 노고들이 결국 C+로 면전에 뿌려지고 장학금도 막차를 타자마자 나는 느꼈다 '학점이 목숨을 걸 가치는 없구나'. 그래서 눈을 다른 분야들로 돌려보기로 했다. 마침 그래서 존재하는 것들이 공모전이 아닌가 싶다. 물론 공모전 과정에 노고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엉터리 대답을 내놔도 대문자 알파벳으로 평가받지는 않는 시스템이 좋은 점이다. 그래서 크자회(CCSSAA)에서 진행하는 아이디어 공모전에 동기(1학년) 형과 함께 도전하게 되었다.

 

시작

 대회의 주제는 단순하다. "소프트웨어가 이용, 활용되는 분야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놓으시오". 이 공모전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심사 항목 중에 구현이 없다는 점이다. 사실 구현의 여부는 내가 공모전에 접근하기 힘들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수학과 지망이었지만 얼떨결에 소프트웨어학과로 들어온 1학년이 알아봤자 뭐를 알겠는가;;. 

 

 대회가 시작되자마자 팀원과 나의 유일 관심사는 하나였다. '일상에서 자주 마주치는 불편함을 깨닫고 바꾸자'. 모든 아이디어는 단순에서 시작한다. 유선이 전자제품들이 불편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던 사실이다. 그래서 애플은 이어폰 줄을 없앴다. 세상은 초반에 에어팟 디자인이 콩나물 대가리 같다고 조롱했지만 현재 무선의 세상이 되었다. 현금을 지갑에 가지고 다니기 불편해서 카드가 나왔고 이제는 카드를 꺼내기 귀찮아서 핸드폰 페이로 결제를 한다. 아이디어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이와 관련해서 내 취미에서 하나 엿볼 수 있다. 평소에 큐브 맞추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시간만 있다면 어느 차수의 큐브까지 맞출 수 있는 실력에 올랐다. 차수가 커질수록 조각은 많아지고 조각이 많아질수록 내가 찾고 싶은 조각을 빠른 시간 안에 못 찾을 가능성 또한 올라간다. 하지만 여기 재밌는 사실이 있다. 큐브에 모서리는 12개가 있고 현재 작업하고 있는 모서리 1개를 제외하면 11개의 모서리가 남는다. 작업하고 있는 모서리에 들어갈 모서리 조각을 나머지 11개의 모서리에서 찾으면 되는 미션이다. 하지만 어떨 때는 조각이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놀랍게도 이런 상황에서 십중팔구 찾고자 하는 조각은 작업 중인 모서리에서 가장 가깝고 처리하기 쉬운 위치에 있다. 인간은 항상 답이 먼 곳에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스스로를 맹인으로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팀원과 나의 결심이 위와 같은 이유이다.

 

물색

 팀의 모토(?)도 정했으니 이제 아이디어를 물색할 시간이다. 의자에 앉아서 곰곰히 생각한다고 생각날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판단했기에 생각은 주로 밖에 있을 때 했다. 무엇이 나는 불편하게 만드는지 신경을 곤두 세우고 거리를 활보했다. 음식점도 들어가 보고 캠퍼스도 다시 방문해 봤다. 하지만 생각나는 아이디어들은 억지가 많았다. 신경을 너무 세웠던 탓일까, 누가 봐도 귀찮음이 몸을 지배한 사람들이나 할 법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강제로 채우게 되었다. 그나마 가장 유력하게 나온 아이디어는 자동차의 문콕 방지 시스템이다. 초음파 센서로 특정 거리의 옆 자동차에 문이 닿지 않게 문의 열림 각도를 제한하는 아이디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서 폐기했다. 하지만 그때 여행으로 프랑스에 머무르고 있던 팀원이 자동문 이야기를 꺼냈다. 바로 이것이다!! 일상생활에 자주 마주치는 불편함을 찾게 된 것이다. 자동문의 센서 사각지대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는다. 여름이나 겨울에 건물 출입 의도가 없음 애도 센서에 탐지되어 문을 열려 문 주변에 있던 건물 내부의 사람들이 순간 급변하는 온도 때문에 불쾌해한다. 센서 인식 거리가 짧아 문 앞으로 가고 있음 애도 문이 느리게 열려 한 번 멈칫한 다음에 출입을 해야 한다. 이와 같은 불편함이 존재하기 때문에 대회를 위한 좋은 주제라고 생각한다.

 

# 아이디어 해설 보고서

설명.pdf
0.19MB

 

대회의 마무리

 최종 발표에 선발된 13팀 중에서 8팀이 수상을 하였는데 우리 팀은 거기에 들지 못했다. 예상은 어느 정도 했다. 왜냐하면 다른 팀들의 ppt 퀄리티나 작품의 실용적인 면에서 완전히 압도당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준비하면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측면은 경제적, 즉 시장이 충분히 큰 분야로 뻗어 나가는 사업인가이다. 


배운 점

중앙대의 동문회이자 심사위원들(교수님들 또는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분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은 다음과 같다.

 

1. 오버엔지니어링

오버엔지니어링이라는 용어를 처음 접했다. 그래서 찾아보니 특정 부분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어서 유지 보수가 어렵게 하는 개념이다. 즉 현재 필요한 수준보다 더 과하게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 제품에서 오버엔지니어링이 어디에 있었을까? 자세한 것은 다음 배운 점에 있다.

 

2. 안면 인식(gaze) 관련

우리 팀이 인간의 시선각을 판단하기 위해서 제안한 방법은 얼굴을 스캔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심사위원 한 분의 말씀에 따르면 사람의 눈, 코, 입의 위치를 가늠하려면 사용자가 충분히 카메라와 가까워야 한다. 따라서 얼굴의 각도를 알아내려고 하기보다는 몸 또는 하반신의 방향으로 판별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라고 피드백해주셨다. 따라서 엄연히 따지면 gaze는 approach에 포함되는 개념인 것이다. 오버엔지니어링을 범했음을 깨달았다. 간단한 방법이 있었음에도 실현 가능하지 않은 방법을 고수함으로써 발생한 문제였던 것이다. 

 

3. 넓은 풀에서 놀자

시장성과 관련된 피드백이었다. 즉 "자동문 시장은 별로 크기 않기 때문에 과연 우리의 제품이 수요가 클까?"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회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시장성에 대한 고민은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그저 제품의 성능 측면에서만 과도하게 물자를 투자했다.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고 개발을 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이유 또한 돈을 벌기 위해서이기 때문에 시장성에 대해 고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마무리

성공을 축하하는 것도 좋지만, 실패의 교훈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 빌게이츠

 

이번 이벤트는 부정적인 시각에서는 실패, 긍정적인 시각에서는 발전이다. 어둠이 없으면 빛도 없는 것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의 과정 삼아 다음 목표물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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